"40홈런을 향해 간다!"'빅초이'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이 11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전체 162경기 중 4분의 1인 46경기(출장은 42경기) 동안 11개째 홈런을 터뜨림으로써 산술적으로는 40홈런도 넘볼 수 있는 페이스. 게다가 이날 홈런은 메이저리그에 함께 진출한 한국인 선배 투수들이 온통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는 가운데 터뜨린 홈런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27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의 홈구장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 7회초 1사, 스코어는 1―0으로 플로리다가 간발의 차로 앞선 상태였다. 최희섭이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과 1루 땅볼로 물러난 최희섭으로서는 개인 최다인 1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잇기 위해서도, 팀의 승리를 위해서도 한방이 필요한 때였다.
상대 투수는 올 시즌 2승1패, 방어율 3.90의 우완 토드 반 포펠. 볼과 파울이 번갈아 이어지며 볼카운트 2―3까지 몰렸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임을 직감한 듯 포펠과 최희섭이 서로 타이밍을 뺏기 위해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 6구째 볼(구속 135㎞)이 가운데로 들어오자 최희섭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고 타구는 125m를 날아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팀의 3―0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포.
이날 홈런은 20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한 이후 7일 만에 맛본 것이다. 펜스를 넘기기는 26일 만이다. 최희섭은 또 자신의 연속 출루 기록을 12로 늘려 기쁨이 두 배로 컸다. 이날까지 출루율은 3할8푼1리로 팀내 3위. 타율은 2할4푼4리. 홈런랭킹은 내셔널리그 공동 9위이며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14개)와는 3개 차.
최희섭은 또 신시내티를 상대로 통산 다섯 번째 홈런(2003시즌 4홈런)을 터뜨려 유독 신시내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신시내티는 이를 의식했던지 9회 1사 2루에서 마지막 타석에 나선 최희섭을 고의사구로 걸러 정면대결을 회피했다. 최희섭에겐 올 시즌 첫 고의사구로 당당히 거포 대접을 받은 셈이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