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이탈리안 아이스크림 '젤라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이탈리안 아이스크림 '젤라또'

입력
2004.05.28 00:00
0 0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 중의 하나는 오드리 헵번이 스페인 광장을 거닐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다. 녹을 듯 말 듯 맛깔스런 콘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더위를 식히던 그 이미지는 지금 생각해도 청순하고 달콤한 여운이 감돈다. 그런데 정확하게 말하면 그녀가 먹은 것은 아이스크림이라기보다 젤라또다.이탈리아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홀렸던, 뿌리칠 수 없는 차가운 유혹이 올 여름 국내를 엄습한다. 바로 이탈리안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는 젤라또(Gelato)의 상륙 소식이다. '얼리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젤라레(Gelare)에서 파생된 젤라또는 미국 호주에 이어 세계 3대 아이스크림 소비국인 이탈리아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비법으로 만드는 아이스크림을 가리킨다. 질감이나 맛이 우리 입에 익은 일반 아이스크림과는 엇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달라 신세대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젤라또를 파는 곳은 젤라떼리아라고 부른다. 지난해 문을 연 빠라조 델 쁘레또를 비롯, 구스띠모, 아르테 젤라또 등 젤라떼리아들이 시내 곳곳에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꼭 젤라또를 전문적으로 파는 젤라떼리아일 필요는 없다. 일반 카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젤라또를 내놓는 것도 새롭게 생겨난 풍속도다.

젤라또, 시원하고 상큼한 맛

생과일과 우유를 주재료로 만드는 젤라또는 입에 익숙한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부드럽다. 입안에서 감도는 상큼하고 연한 느낌이 지금까지 맛봐온 아이스크림 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것에 비하면 일반 아이스크림은 딱딱하거나 단단하다고 표현해야 한다. 젤라또는 촉감과 맛에서도 일반 아이스크림과 셔벳의 중간에 가깝다.

그래서 진열대에 놓인 젤라또를 스쿱(주걱)으로 뜰 때도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스쿱 또한 동그란 것이 아닌 평평한 것을 사용한다. 평평한 것을 써도 잘 떠지기 때문이다. 찹쌀떡 같은 쫀득쫀득함이 느껴진다.

'어머, 벌써 녹았어?' 젤라또를 처음 먹으면 많이 하는 말이다. 그만큼 부드럽고 살며시 녹아 나는 맛이 젤라또의 특징이다. 젤라또의 보관 온도는 보통 영하 15∼16도. 일반 아이스크림의 영하 22도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렇게 달지 않고 맛 본 후 입안이 텁텁하지 않은 것, 색소나 방부제,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 등은 웰빙 추세와 딱 맞아 떨어진다.

건강한 젤라또 맛의 비결

일반적으로 젤라또는 10∼16%의 유지방, 9∼12%의 탈지 분유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향과 단 맛을 내는 과일과 유화제가 더해지는데 또 하나 중요하게 추가되는 것은 공기이다.

젤라또는 매끄러운 느낌을 주는 유지방이 많이 포함될수록 고급으로 평가되는데 유지방은 맛을 좋게 해주기도 하지만 공기를 가두고 냉기를 보존해주는 역할을 한다. 젤라또 속의 공기를 어떻게 배합하고 유지하느냐는 맛을 결정하는 비법이다. 또 제조 과정에서 당분이 응고되지 않도록 급속 냉동하고, 저온 살균하는 과정 등도 젤라또 고유의 맛을 내는데 중요하다.

계절에 따라 즐기는 젤라또

오렌지, 체리, 파인애플, 자두, 망고 등 과일류, 통아몬드를 갈아 만든 피스타치오, 생크림 등 계절에 따라 색다른 젤라또 맛을 체험할 수 있다. 요즘 특히 인기 높은 것은 요구르트 종류들. 젤라또에 요구르트와 과일 맛을 섞어 상큼하고 향기로운 맛이 매력적이다. 쌀로 만든 리조 젤라또, 토리노케이크로 만든 초콜릿 젤라또 등도 별미이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 한국의 젤라떼리아

아르떼젤라또 (02)3143-5625 홍대앞

밀라노에서 5년간 디자인 일을 하던 주인 장원득씨가 1년간 젤라떼리아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문을 열었다. 홍대점 뿐 아니라 스타라이트 샌드위치, 카페뎀셀브즈, 라칼라스와 트레비 등 이탈리안 레스토랑, 강남교보문고 지하의 숍인숍 등 여러 곳에 젤라또를 공급하고 있다.

빠라조 델 쁘레또 (02)3445―2786 압구정동 등 5개 지점

123년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의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얼음궁전'이라는 뜻. 로마를 찾는 관광객이 반드시 찾아 맛본다는 젤라떼리아 명소로 유명하다. 생과일과 천연원료만으로 맛을 낸다. 이탈리아 본사에서 전수받은 살균과 숙성, 배합 등의 기술 그대로 젤라또를 만들어낸다. 치즈 자몽 팥 호박 맛 젤라또도 최근 선보였다.

구스띠모 (02)547―6809 압구정동

아담하면서도 화사한 이미지의 인테리어가 밖에서부터 돋보인다. 외관만 보고도 한번쯤 들어가 보고 싶을 정도. 이탈리아에서 요리학교를 같이 다니던 이동진, 박소진 커플이이탈리아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매장 안에 있는 공장에서 직접 젤라또를 만든다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