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문제에 관한 한국은행의 분석은 우리 사회에 다시 한번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생산은 증가했지만 고용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취업자 증가율을 실질 국내 총생산으로 나눈 고용 흡수력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제는 '고용 없는 성장'에서 '고용 감소 성장' 단계로 접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실업자가 줄고 있는 미국이나 경기회복으로 활력이 넘치는 일본 등의 경우와는 너무 대조적이다.지난해 고용 흡수력은 마이너스 0.05로 전년도의 0.41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실질 국내 총생산이 1% 늘어날 때 고용은 0.05%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제조업이 심하다는 데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 동안 경제성장을 이끌며 고용을 창출했던 제조업이 이제는 그 반대가 됐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를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주력 제조업의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떨어져 수출이 늘더라도 고용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고용 창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서비스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비스업의 고용 흡수력도 지난해 0.11로 전년의 0.52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일자리 창출은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다. 청년 장년 노년 등 실업에서 자유로운 계층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논의만 무성했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고용개선에는 무엇보다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투자 주체들이 머뭇거리고 있다. 최근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에서 재계는 46조원 투자방침을 밝혔지만 실현여부는 미지수다. 서로간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양측은 상대방 요구를 좀 더 전향적으로 살펴야 한다. 정부와 재계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민의 신뢰를 상실할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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