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직을 놓고 감정 대립 양상을 보였던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원내대표가 27일 앙금을 풀었다.정 전 의장이 손을 먼저 내밀었다. 그는 이날 "김 전대표는 불편함이 전혀 없는 정치 선배"라고 추켜 세우고 전화를 걸어 "제주 지원 유세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김 전 대표도 "정 전 의장이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쉬니까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화답하는 등 통화는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의 측근은 "갈등설은 주변 인사들과 언론이 만든 것"이라며 "따로 만남을 갖기보다는 재보선 지원 유세장에서 자연스럽게 화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과 청와대도 멍석을 깔아 주었다. 우리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31일 제주지사 보궐선거 지원유세에 두 사람을 나란히 세우기로 했다. 29일 청와대 초청 만찬도 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 정 전 의장은 닷새간의 칩거를 끝내자 마자 주한 일본대사를 만난 데 이어 중국 대사도 만나기로 해 "통일장관 굳히기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김 전 대표도 이날 사진기자단과의 오찬에서 "나는 옛날부터 통일 문제를 계속해서 관심 갖고 해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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