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의 여파로 은행 이자를 제때 못 갚는 중소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4개월 사이에만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액이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중소기업의 은행권 대출 잔액 246조원 가운데 3.0%인 7조4,000억원이 연체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같은 연체 규모는 작년 말의 5조원보다 48.0%(2조4,000억원)나 증가한 것이다.
중소기업의 연체액은 올 1월 말 6조7,000억원, 2월 말 7조원 등으로 늘어나다 은행들의 채권 회수 노력이 집중되는 3월 말에 6조8,000억원으로 주춤했지만 4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침체된 내수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난으로 당분간 중소기업들의 연체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이 최근 들어 부실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이나 신규 대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덩달아 올라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4개월 동안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조흥, 외환, 제일, 한미 등 8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은 2.87%로 작년 같은 기간의 11.31%보다 8.44% 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처럼 분모에 해당하는 대출총액이 갈수록 줄어듦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2.1%에서 올 1월 말 2.8%, 2월 말 2.9%, 3월말 2.8% 등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더니 4월 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중소기업의 일시적 자금난을 덜기 위해 은행권에 중소기업 대출만기를 장기화해줄 것을 유도하고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채무 재조정을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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