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정부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하다 보니 (경제위기의) 본질이 왜곡된 것 같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이건희(李健熙) 삼성, 구본무(具本茂) LG,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 등 대기업 총수 및 경제단체장 1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간담회'에서 "언론이나 경제단체에서 제기하는 (경제) 어려움을 분석해 보면 논의가 핵심을 조금 비켜 있는 게 아닌가 하는데 이는 또 다른 목적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재계, 노동계가 각각의 처지,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당장 부딪힌 문제를 강조하다 보니 객관적 실상에서 벗어난 논의가 되는 것 같다"며 "정부, 재계, 노동계, 일반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의제를 갖고 합의를 모아가야 경제를 올바르게 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재계가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출자총액제한, 기업 투명성,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방치할 경우 끊임없는 갈등이 지속될 것이고 국민의 뜻이기도 한 만큼 원칙을 지키면서 협의해 나가겠다"며 "다만, 갑자기 하기 곤란한 면이 있으니 이미 발표된 시장개혁 3개년 계획에 따라 추진할 것이고, 개별적으로 특수한 상황에서는 재계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시해 협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은 이날 "재계가 올해 투자를 지난해 34조2,000억원(15개 참석 그룹 기준)에서 12조원(34.2%) 증가한 46조원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15개 그룹이 연초에 밝혔던 올해 투자 증가율(16.8%)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1995년 45.1%(600대 기업 기준)이후 최고 증가율이다.15개 그룹의 5월말까지의 투자집행 실적은 36.9%(17조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6월부터 나머지 63.1%(29조원)에 대한 투자가 실현된다면 고용증대와 경기회복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 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SK 최태원(崔泰源), KT 이용경(李容璟), 한진 조양호(趙亮鎬), 롯데 신동빈(辛東彬), 포스코 이구택(李龜澤), 금호아시아나 박삼구(朴三求), 동부 김준기(金俊起), 동양 현재현(玄在賢), 대림 이준용(李埈鎔), 효성 조석래(趙錫來), 동국제강 장세주(張世宙), 코오롱 이웅렬(李雄烈)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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