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청와대에서 있을 노무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만남에 경제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회동으로 정부의 경제·민생 챙기기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재계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어떻게 변했는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총수 15명과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등 3개 경제단체장들이 참석하는 청와대 회동이 의례적인 만남이 아니라, 움츠러든 기업 의욕을 되살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경제인들이 바람이다.불법 대선자금 수사, 대통령 탄핵소추, 총선 열풍에 뒤이은 성장과 개혁 논란에 휩싸여 재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입장을 취해 왔다. 고유가,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금리인상 등의 외부악재와 깨어날 줄 모르는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미룬 채 생존을 위한 움직임만을 보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재계는 미래에 대해서는 물론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했다.
대통령은 총수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 구축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규제, 노사문제 등 투자를 가로막는 애로 및 건의사항도 듣게 될 것이다. 정부가 경제개혁을 주문하고, 대기업들이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선물로 내놓는 것도 좋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재계로 하여금 확실한 경제회생 의지를 믿게 하는 것이다.
경제·민생 챙기기는 기업의 협조와 참여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청와대 회동이 옛날처럼 총수들에게 대통령의 권위를 과시하거나 일방적인 협조요청이나 하는 자리여서는 무의미하다. 이 기회에 경제정책을 둘러싼 정부 내 엇박자도 해소되어야 한다. 기업인들이 진심으로 정부의 의지와 정책을 신뢰할 수 있을 때 자발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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