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징크스를 넘어라.''메이저 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넘버1'의 권좌에 오르기에는 여전히 '2%'가 부족했다. 바로 '역전의 힘'이다. 메이저 1승을 포함, 통산 5승을 올렸지만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정상에 오른 적은 한번도 없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으며 2인자의 자리에서 11번(연장 패배 1번)을 울었다. 박세리(27·CJ)가 2번이나 4타차 뒤집기쇼를 보여주는 등 통산 22승 중 10번을 역전 우승으로 장식하고 준우승은 11번으로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2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16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박지은에게 시즌 2승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상대는 3년 무관의 무명 베키 모건(웨일즈)과 5년째 우승 맛을 보지 못한 노쇠한 셰리 스타인하워(42·미국)였다. 예상했던 대로 모건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버디 4개와 맞바꾸며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스타인하워도 9홀 연속 답답한 파행진만 이어가고 있었다. 그 사이 박지은은 2번, 3번, 6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낚아채는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박지은의 한계는 여기까지였다. 이번 대회 들어 버디 2개를 낚을 만큼 자신만만하던 파3 7번홀에서 뜻밖의 보기를 범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후 상승세가 꺾여 14번홀까지 한 타도 줄이지 못했다. 후반 들어 10번, 12번, 14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쇼를 펼치며 3타차로 훌쩍 달아나는 스타인하워를 리더보드로 지켜보면서 사실상 추격 의지를 잃었다.
결국 박지은은 버디 4개, 보기 1개로 3언더파를 기록,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스타인하워에 2타차 단독 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만 박지은은 시즌 상금을 65만2,189달러로 늘리면서 이번 대회에 불참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54만6,483달러)에게 잠시 양보했던 상금랭킹 선두를 탈환했다.
이날 2타를 줄이며 박지은의 추격을 따돌린 투어 19년차 스타인하워는 1999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이후 5년 만에 우승 세리머니(통산 6승)를 치르는 감격을 누렸다.
한편 김영(24·신세계)은 1타를 줄이며 공동 5위(5언더파)에 올랐고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던 양영아(26)는 공동 7위(4언더파)에 그쳤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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