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애를 대학에 부정 편입학하는 데 발휘하다니…."지난달 경찰 수사로 밝혀진 무전기를 이용한 대학 편입학 부정시험 사건에서 남매, 자매 등의 비뚤어진 형제애가 화제가 되고 있다.
'좋은 학벌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주범 주모(30·구속)씨와 짜고 H대에 부정 편입학한 김모(28·여)씨는 남동생(25)에게도 부정시험을 권유, S대에 편입학하도록 했다. 김씨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동생의 부정 편입학 시험 비용까지 댔다. 김씨는 "지방대를 휴학하고 방황하는 동생이 안쓰러워 주씨를 소개해 줬다가 결국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후회했다.
지방의 P대를 함께 다니던 이모(26)씨 남매는 지난해 초 인터넷 사이트에 '500만원이면 상위권 사립대에 편입학할 수 있다'는 광고를 낸 주씨를 함께 만나 1,000만원을 건네고 오빠는 S대에, 동생(23)은 H대에 부정 편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TOEIC 시험에도 같은 방법으로 부정 응시해 980점을 받았다.
모 대학 사회과학부에 편입학한 김모(26)씨는 부정시험 비용을 대기 위해 사채에 손을 댔다가 낭패를 봤다. 전문대를 졸업했으나 취직이 안되자 김씨는 부정 편입학 시험을 의뢰하기 위해 선이자 50만원을 떼고 사채 500만원을 빌렸다. 그러나 김씨는 결국 학교를 다니지도 못한 채 전과만 남게 됐으며 아르바이트를 통해 빚을 갚으려 하고 있지만 고리의 이자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에 빠졌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3일 부정 시험을 치른 수험생 중 증거가 있는데도 혐의를 부인한 전모(28)씨 등 5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남모(27)씨 등 8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부정 편입학 뒤 외국 유학 중인 신모(23)씨 등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 수배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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