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은 21일 신임 사장에 마크 톰슨(46·사진) 민영 방송 채널4 사장을 임명했다.톰슨 신임 사장은 2001년 채널4 사장 영입 전까지 23년간 BBC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BBC맨으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 조작 오보 논란으로 큰 상처를 입은 BBC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제 궤도에 올려 놓을 적임자라는 평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특별한 보석과도 같은 BBC로 돌아오게 돼 한 없이 기쁘다"며 "BBC는 최근 몇 달 사이 큰 교훈을 얻었으며 최고의 규범과 기자들을 갖고 있는 만큼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새 이사장에 선임된 마이클 그레이드와 재미와 공익의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레이드는 주로 흥미 있는 프로그램 제작에 능해 BBC의 방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테사 조웰 문화장관은 "톰슨 신임 사장은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방송인 중 한 명"이라며 "최고의 사장이 있는 BBC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BBC는 지난해 5월 토니 블레어 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WMD 정보를 조작했다고 보도, 그 진위 여부를 놓고 정부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와중에 BBC에 정보를 제공한 과학자 데이비드 켈리가 자살하고, 오보 여부 조사에 나선 허튼 위원회가 2월 블레어 총리의 손을 들어주면서 BBC는 개빈 데이비스 이사장과 그레그 다이크 사장이 동반 사임하는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심지어 2006년 왕실 칙령(로열 차터) 허가장 갱신을 취소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됐다.
BBC는 8개 TV 채널, 10개 전국 라디오 방송사, 50개 지방 TV 방송사, 43개 언어로 방송하는 위성방송 '월드 서비스' 등을 운영하며, 30개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연간 예산만 6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다이크 BBC 전 사장은 영국의 민영방송 ITV 최고경영자로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22일 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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