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어디서 누가 튀어나올 지 모르는 '두더지사냥' 게임을 보는 듯하다. 박세리(27·CJ) 박지은(25·나이키골프) 등 '한국원정대'들이 복귀한 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125만달러) 첫날. 이번에는 '무명' 양영아(26)가 '머리'를 내밀었다.2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16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는 무명의 반란이었다. 양영아는 파3의 2번홀 보기 실수를 버디 6개로 거뜬히 만회하면서 5언더파 66타를 기록, 6년 무관의 실비아 카바렐리(이탈리아), '루키' 나디나 테일러(호주) 등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투어에 입문한 양영아가 리더보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 2002년 퀄리파잉스쿨 21위로 전경기 출전권을 따냈던 양영아는 지난해 LPGA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를 차지한 것 빼고는 상위 입상이 없었던 '아웃사이더'였다.
올 시즌에도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94위, 그린 적중률 113위, 평균 퍼트수 108위의 초라한 경기 내용으로 7개 대회에서 5차례나 컷오프되는 등 힘 한번 쓰지 못했던 그의 선두 부상은 이변처럼 다가왔다.
이날도 다섯번이나 페어웨이를 놓친 데다 66.6% 정도의 고만고만한 그린적중률을 보였지만 25개에 그친 물오른 퍼트 감각, 그리고 벙커샷과 칩샷으로 버디 2개를 잡아낼 만큼 정교한 쇼트게임 능력에 운까지 따라주면서 뜻밖의 '사고'를 쳤다.
양영아의 후방에는 1타 뒤진 공동 4위(4언더파) 강수연(28·아스트라)과 2언더파로 공동 8위에 랭크된 박지은이 포진, 시즌 3승 합작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김미현(27·KTF)과 박세리는 각각 공동 34위와 공동 52위에 그쳤고 디펜딩챔피언 한희원(26·휠라코리아)은 4오버파의 부진으로 컷오프를 걱정하게 됐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