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연하의 남편과 살고 있는 40대 중반의 주부 A씨는 거울을 볼 때마다 부쩍 불안하다. 최근 들어 부쩍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서 얼굴이 축 처져보이고 눈가에도 주름이 많이 생겨 어딜 가도 "남편이 젊어서 좋겠다"는 말을 듣는다. 듣기좋은 말도 한두번이라는데…. 가뜩이나 속이 상하는 터에"당신도 이제 많이 늙었어"라는 남편의 말 한마디는 그녀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피부 관리실도 찾아보고 아침 저녁으로 비싼 기능성 화장품도 열심히 발라보지만 별 효과가 없다. 젊어서는 이목구비가 또렷해 미인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그로 인해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주름살이 늘어나는 것 같아 억울한 생각마저 든다. 주름제거수술을 해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수술받은 친구의 부자연스러운 얼굴을 보니 내키질 않는다.
30대 후반의 회사원 N씨. 직장에서'직급은 과장, 얼굴은 부장'으로 불린다. 빈약한 체모에 깊게 패인 얼굴주름까지 곁들여져 어떤 날은 50대 중늙은이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늘 어디를 가든 어른 대접을 받지만 전혀 달갑지 않다. 그렇다고 여자처럼 주름 제거에 좋다는 화장품이나 마사지를 꼬박꼬박 챙기려니 낯뜨겁고 불편하다. 수술을 받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 또래의 남성이 성형외과를 찾기란 쉽지 않다.
얼마 전 어버이날을 맞아 실시한 여성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딸이 어머니에게 해주고 싶은 선물 1위가 주름살 제거수술로 나타났다.
웰빙 열풍과 함께 주름도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수요층 급증으로 다양한 주름살 제거법이 소개되고 있다. 또 주름을 예방하려는 많은 젊은이들이 깨놓고 기능성 화장품을 찾는다. 주름은 이제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공공의 적’이 됐다.
주름살, 왜 생기나?
주름은 피부노화의 대표적 현상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부의 탄력섬유인 진피층의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의 노화로 피부 표면이 처지고 주름이 생긴다. 또 자외선은 탄력섬유를 손상ㆍ변형시켜 피부노화를 악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젊은 나이에도 주름이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표정주름. 습관적인 얼굴 표정으로 인해 피부 밑의 근육이 주기적으로 수축하면서 주름이 고정되는 현상이다. 주로 이마, 미간, 콧등, 눈가, 입과 코 주위, 그리고 윗입술 등에 나타난다.
또 주름은 수면습관과 관계 있다. 계속 한쪽으로 베개를 베고 자다 보면 귀 주변과 턱이 눌리면서 긴 주름이 생기게 된다. 체질적으로 건성 피부를 가진 여성은 나이가 젊더라도 잔주름이 빨리 나타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주름 관리
평소 꾸준한 관리로 주름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있는 식사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주름을 비롯한 피부 건강의 시작이다. 특히 피부를 깨끗하게 하며 건조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 피부의 유분을 심하게 제거하지 않는 세안제와 보습력이 뛰어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주름을 펴거나 예방해줄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도 보조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주름개선 성분에는 레티놀, 레티닐팔미테이트, 아데노신, 홍삼농축액, 토코페릴아세테이트, 젖산 등이 있는데 크게 피부노화증상을 완화시키거나 노화를 유발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또 보습효과와 함께 피부재생 및 주름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갖고 있는 AHA도 이에 속한다.
그러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레티놀은 피부에 자극을 줘 피부가 빨갛게 되거나 과민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평소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사람이나 얼굴에 거미줄처럼 생긴 실핏줄이 드러나는 모세혈관 확장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되도록 사용을 삼가야 한다. 또 AHA와 레티놀은 피부의 각질제거효과가 있어 건성피부를 가진 사람이 사용하면 오히려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
자외선(직사광선)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촌에 사는 노인이 도시에 사는 노인들에 비해 주름이 많은 이유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조직의 변성이 그 원인이다. 경락마사지와 요가 역시 몸의 순환을 좋게 해 주름을 제거하는 데 일조한다.
주름 해결책은
주름을 없애고 싶지만 수술이 두렵고 긴 회복 기간과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열을 이용한 ‘써마지 리프트’가 적합하다. 써마지 리프트는 주름을 메워주는 이물질을 넣거나 주름진 피부를 억지로 펴는 대신, 주름의 근본 원인인 피부 속 콜라겐 층을 자극해 수축시키고 재생시킨다.
가로세로 1㎝인 정사각형 팁을 이용해 피부 깊이 열을 분사할 때마다 냉각 스프레이가 피부 표면을 차갑게 유지해 주기 때문에 고통 없이 시술받을 수 있다. 또 기계가 ‘알아서’ 피부 각 부분에 적당한 양의 열을 가하기 때문에 상처나 부작용도 없다.
주름은 없애고 싶지만 외과적 수술이 부담스러운 남성은 ‘미세 지방이식술’이 좋다. 미세지방이식술은 주사를 사용해 지방이 넘치는 배, 팔뚝에서 지방을 꺼낸 뒤 원하는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 표정 주름이 깊으면서 얼굴 자체에 살이 없는 겉늙은 사람에게 더욱 효과적이다. 미세 지방이식술이 주름을 펴주면서 부족한 부분을 지방으로 채워주기 때문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박현성형외과 박현 원장
/도움말=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이상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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