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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전태일 동생 순옥씨 경찰특강서 소회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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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전태일 동생 순옥씨 경찰특강서 소회 밝혀

입력
2004.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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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연행돼 조사를 받았던 경찰서에서 강연을 하게 되다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노동운동을 하다 1970년 분신한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자 노동운동가인 전순옥(50·여·사진)씨가 2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 강당에서 '인권과 한국 민주화'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전씨는 "제가 동대문경찰서에서 마지막 연행조사를 받은 게 1987년"이라며 "나를 취조한 경찰관이 있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함께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세상과 경찰이 많이 변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전씨는 1970∼80년대 가족사를 중심으로 경찰의 감시를 받으면서 생활했던 경험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냈다. 특히 군사독재 시절 자신과 가족들이 경찰에게서 고초를 당했던 순간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말이 끊기기도 했다.

그는 "당시 연행과정에서 하도 구타를 많이 당해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방망이로 민중을 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며 "그때 억울하게 당했던 일을 다 말하자면 10시간도 모자란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경찰의 모습에서 그 나라의 인권과 민주화를 판단할 수 있으니 이젠 약자를 돕고 사회 정의를 위해 일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달라"고 주문하며 강연을 마쳤다.

검정고시 출신인 전씨는 영국에서 노동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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