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국내 벤처기업이 세계 로봇업계의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의 커버스토리에 '쿨 컴퍼니'(Cool Company) 중 하나로 선정됐기 때문.하룻밤새 화제의 주인공이 된 모스트아이텍의 박상훈(46·사진) 사장은 "어느날 아침 이메일함을 열어봤는데 외국 기업들의 문의 메일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포춘의 머릿기사에 오른 소감을 털어놨다. 2001년부터 벌여온 4년간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가장 큰 보람이다. 포춘은 93년부터 미래 성장가능성이 우수한 기업들을 뽑아 쿨 컴퍼니로 발표해 왔는데 올해는 전 세계 100여개 기업이 물망에 올라 이중 15개를 뽑았다.
포춘의 관심을 잡아 끈 것은 모스트아이테크의 집안 감시용 로봇. 집안에 세워두면 외부인의 침입을 적외선 센서로 감지, 집주인의 휴대폰으로 알람 메시지와 현장 사진을 전송하는 기능을 갖췄다. 집 밖에서 휴대폰으로 집안 내부 상황을 확인하고 전 후 좌 우 각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원격 조정도 할 수 있다. 비슷한 목적의 외국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박 사장은 "후지쓰, 미쓰비시, 산요 등 일본 회사들이 우리보다 앞서 보안 로봇을 만들어 내놓았지만 가격이 각각 20만엔(200만원), 100만엔(1,000만원), 200만엔(2,000만원)으로 엄청나게 비싸다"고 지적했다. 모스트아이테크의 보안 로봇은 1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포춘지가 주목한 것도 모스트아이테크의 로봇이 무선 통신기능을 갖추고도 저렴하고 실용적이라는 점이다. 박 사장은 "거창한 기능보다 당장 가능한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9월에는 SK텔레콤의 상용서비스로 탄생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자율적으로 집안을 순찰하는 능력과 사람과 사물체를 구분하는 인공지능, 아직은 무선인터넷으로만 가능한 원격조정 기능을 휴대폰으로 완전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 박 사장은 "로봇 산업은 정보기술(IT) 집약체로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투자할만한 분야"라며 "이 분야의 세계적 선도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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