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주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북 핵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에서 북한과 개별접촉을 갖고 북한에 경수로를 다시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비쳤다고 워싱턴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이 보도 내용이 사실일 경우 미국이 북한 핵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신문은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미 대표단 단장으로 참가했던 조지프 디트라니 국무부 대북교섭담당 특사가 북한 대표단 단장인 리근(李根) 북한 외무성 부국장과 개별회담을 갖고 이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리 부국장은 디트라니 특사에게 “우리가 만약 농축 우라늄 문제를 다룬다면 경수로 프로그램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라고 물었으며, 디트라니 특사는 “북한이 만약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면 경수로 제공은 가능하며, 이는 미국이 반응할 수 있는 ‘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디트라니 특사는 경수로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들어와야 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을 복귀시켜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조지 W 부시 정부 내의 강경파들은 경수로로 궁극적으로는 핵 연료 추출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경수로 공급 사업의 전면 폐기를 주장해왔다. 대북 경수로 사업은 1994년 제네바 협약에 따라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 의해 진행돼 왔으나 북한의 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의 주도로 사업의 한시적 중단이 결정됐으며 지난해 12월부터 공사가 실질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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