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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여성생활수기 최우수작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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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여성생활수기 최우수작 심사평

입력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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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잠복해 있으면서 누구에게,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어려움과 고통을 겪어내고 견디고 극복해낸 진솔한 기록들을 읽는 마음은 숙연하다. 어느 해나 마찬가지로 응모작들은 다채로운 소재로 우리 삶의 다양한 국면을 각각 보여줬다. 하지만 이중에서 몇 편의 글만 골라야 하니…. 숙의 끝에 '새벽을 정복하는 나의 삶' '달팽이가족' '나의 결혼생활' '내 삶의 새봄' '일상의 작은 모험들' 등 5편을 추려냈다.송연숙씨의 '새벽을 정복하는 나의 삶'은 건강하고 생생한 현장성을 높이 보았다. 사시사철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1시반에 일어나 일터로 달려가는 신산한 삶의 모습, 새벽시장의 활기와 생존투쟁을 '신성함' 이라 여길 수 있는 긍정성과 건강성은 흔히 볼 수 없는 미덕일 것이다. 일체의 감상성을 배제한 스피디한 단문의 활용도 효과적이었다.

박정미씨의 '달팽이가족' 역시 가난과 상실의 기록이다. 전혀 자신의 인생 몫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불운과 불행을 겪고 원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인생의 참 맛을 알게 되고 한 인간으로 성숙해가는 눈물겨운 과정이 햇살처럼 환하게 그려져 있다.

장화자씨의 '내 삶의 새봄' 은 심장판막증의 투병기이다. 불우한 환경과 어려운 질병을 이겨낸 세월들을 차분하고 섬세한 글쓰기로 기록하고 있다. 자신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따뜻하고 문장력이 돋보인다.

이정란씨의 '나의 결혼생활' 은 1급지체장애자로서 힘든 육아와 가난이라는 3중고를 짊어지고 어려움 가운데서도 끝내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이겨나가는 모습과 의지가 장하고 아름답다.

박미순씨의 '일상의 작은 모험들' 은 새내기 유치원보모로서, 어린아이들과 겪는 일상의 애환이 차분하고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학부모의 눈이 아닌, 교사의 시선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의 심리, 태도를 바라보는 일은 신선하고 흥미롭다.

살아간다는 일은 누구에게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쉬운 해결책을 찾고 쉽게 버리고 포기하는 세태에 우리에게 닥치는 갖가지 고난과 고통에 굴하지 않으며 생명과 삶의 소중함을 끌어안고 끝내 희망과 웃음의 싹을 일궈낸 분들의 노력과 의지에 치하를 보낸다. /심사위원 오정희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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