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등록금 인상까지 겹쳐 힘들게 대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제자들을 위해 교수들이 발벗고 장학금 모금에 나서고 있다.음악회나 전시회 등을 열어 기금을 모으고, 십시일반으로 주머니를 털어 후학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움직임이 교수사회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경희대 음대와 무용학부 교수 11명은 지난 13일 교내 크라운관에서 '제자사랑 후배사랑 교수·동문 예술제'를 열었다. 지난해 첫 행사에서 2,700만원을 모금, 54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준 예술제는 올해 무려 1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다. 김병묵 총장은 선뜻 사재를 털어 1,000만원을 내놓았다.
학교 관계자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예술제 개최 소식을 알리자 교수, 동문 등의 후원이 쇄도해 지난해 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도움을 받게 될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대구대도 지난 17일부터 6월19일까지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색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회에는 이재규 총장이 기증한 시가 3,000만원 상당의 그림과 조형예술대 소속 교수 22명의 회화 및 공예, 디자인 작품 등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판매액 전액은 대학발전기금에 기탁돼 장학금으로 사용되며 미판매 작품들은 현물로 학교측에 기증된다. 경원대도 매년 가을 교수들이 대학발전기금 모금을 위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
교수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장학금을 지급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 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김혜식 교수와 연극원 교수 등 4명은 학기마다 100만원씩을 발전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학교측은 이 기금으로 매년 3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
김 교수 등은 정년퇴직 할 때까지 기금 출연을 계속할 생각이다. 강원대 신소재고학과 남인탁 교수 등 7명도 올해 4월 정년퇴임 때까지 매월 3만원씩의 발전기금을 학과에 내기로 약속했다.
이 대학 생물학과 교수 8명도 정년퇴임 때까지 6,570만원의 장학금을 적립하기로 했다. 숭실대는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24명이 매달 월급에서 6만원씩 갹출해 만든 기금을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사회복지학과와 토목공학과 교수 전원이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 내 장학금을 주는 등 과, 학부 단위에서 십시일반형 장학금 지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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