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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미들파워의 전략적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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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미들파워의 전략적 제휴

입력
2004.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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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린 한·멕시코 21세기 위원회 3차회의에서는 양국간 전략적 제휴문제가 집중 논의 됐다. 정상간 합의에 따라 양국관계 증진을 위한 중장기 전망을 모색하는 이 모임은 이미 이뤄진 두 차례 회의의 토대 위에서 구체적 실천방안을 점검했다. 위원회는 2002년 가을 서울에서 첫 회의를, 지난 해 여름 멕시코 시티에서 2차 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로 사실상 마무리된 위원회의 활동결과는 최종조율을 거쳐 올 가을 양국정상에 제출된다.■ 양측은 서로를 슈퍼파워의 대칭 개념인 미들파워로 규정한 뒤 유사성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한국과 멕시코는 태평양을 가로 질러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닮았다. 한국이 중국 및 일본과 살을 맞대고 있는 것이나, 멕시코가 초강대국 미국의 숙명적 이웃이라는 사실이 우선 비슷하다. 한국이 중남미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멕시코가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나, 멕시코가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유사점 중 하나다. 두 나라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 경제규모도 멕시코가 세계 10위, 한국이 12위로 난형난제다. 찬란한 문화유산이 있으며 혹독한 군사독재를 겪었고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체험했는가 하면, 최근에 올림픽과 월드컵을 함께 치러 냈다.

■ 전략적 제휴의 첫 이벤트는 내년 9월에 있을 한국인의 멕시코 이민 100주년 기념행사다.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있는 메리다 등 현지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중이다. 1905년 제물포항을 출발한 1,033명의 선조들은 선인장의 일종인 애니깽 농장에 취업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고 남미대륙을 돌아(당시에는 파나마 운하가 없었다) 75일만에 메리다 인근의 베라크수항에 도착했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명예 준비위원장을 수락했고 ,멕시코 는 메리다에 건설중인 기념병원 부지를 제공했다. 멕시코 한인회가 주축이 된 행사준비위는 2만명으로 추산되는 애니깽 후손과 1만7,000여명 동포들의 간난신고를 책으로 펴 낼 계획이다.

■ 양 정상은 올 11월 칠레에서 열리는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별도 회담을 갖는다. 이 때 21세기 위원회가 마련한 보고서가 헌정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민 100주년 행사에 맞춰 내년에 멕시코를 공식 방문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 미들파워가 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이병규 논설위원 veroic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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