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불행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아무리 어려워도 용기를 잃지 않으면 행복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여성생활수기 우수상에 선정된 장화자(張和子·40)씨는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삶을 돌아본 수기처럼 "긴 어두운 터널을 지나 봄햇살 같은 행복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씨의 삶은 최악의 연속이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집안 형편은 둘째치고, 선천적인 심장질환으로 24세에 첫 심장 수술을 받아야 했다. 스물을 갓 넘겼을 때 부모님 모두 세상을 떠나 결혼 후에도 어린 동생 둘을 보살폈지만, 부부 관계가 온천치 못했고 IMF때 남편 사업이 망하면서 형편은 더욱 어려웠다.
음식점 허드렛일 등 죽어라 일만 하다 급기야 지난해 심장판막 4개중 3개에 이상이 생겨, 죽음의 문턱까지 오갔다. 당시 남편에게 '나 같은 여자를 많이 사랑해주고 같이 살아줘서 고맙고 행복했다'는 유서까지 써 뒀을 정도.
하지만 그 지독했던 경험이 오히려 삶을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된 것. 수술이 잘 마무리되면서 '새롭게 주어진 삶을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부터였다. 돈이 좀 없더라도,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심장수술로 아이를 가지지 못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수술 후유증으로 지금은 무리한 일을 못하지만, 장씨는 대신 못다 이룬 꿈을 실천하기 위해 마포 양원주부학교에 다니면서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있다. "처음엔 늦은 나이라고생각해 쑥스러웠는데, 다니고 보니 제가 제일 어린 축에 속하더라고요. 50∼60대에도 공부하시는 분들 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어요. 참, 이번 당선으로 제가 스타가 됐어요."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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