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GM) 농작물이 세계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17일 밝혔다. 유럽연합(EU)이 최근 GM 농작물 수입 금지 조치를 철회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뒤 나온 FAO의 입장은 GM 농작물과 관련한 논쟁에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FAO는 이날 '농업 생명공학-가난한 사람들의 필요 충족시키기' 보고서를 통해 "GM 기술이 농민들의 생산량과 수입을 늘리고, 식량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영양 측면에서 농작물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FAO는 "GM 기술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GM 기술의 혜택이 가난한 농부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상업적 목적을 위해 이용돼 왔다는 것이었다"며 "앞으로 GM 기술 연구 대상을 면 옥수수 콩에서 쌀 감자 밀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AO는 GM 식품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GM 식품을 먹는 것은 안전하다"고 밝혔고, GM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지만 이 논란의 핵심인 '변형된 유전자의 확산' 자체가 나쁜 것인지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FAO 농업부의 루이스 프레스코 박사는 "30년 내에 세계 인구는 20억명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증명되지 않은 사소한 위험 때문에 현실적인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제 구호단체인 옥스팜은 기아는 식량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며 "GM 기술을 거대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GM 농작물의 혜택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리라고 기대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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