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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 여름호 '젊은작가론'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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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 여름호 '젊은작가론' 특집

입력
2004.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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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기, 한국소설의 가능성은 어떤 작가에게서 찾아질 수 있을까. 계간 '창작과비평' 여름호는 1990년대 이후 등단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론을 통해 우리소설의 새로운 경향을 짚는 '한국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를 특집으로 선보였다. 최근의 문제작가로 선별된 성석제 공선옥 배수아 김연수 이만교 천운영 정이현의 문학적 성과와 새로운 감각을 조망하고, 앞으로의 문학적 가능성을 점검한다는 게 기획의도다. 특집에는 특히 계간 '창작과비평'의 편집위원과 자문위원이 대거 나서 주목을 끈다. 편집인 백낙청씨, 주간 최원식씨 등 중견 평론가부터 진정석 백지연씨 등 젊은 비평가들까지 필자로 참여했다.백낙청씨는 배수아(39)의 장편 '에세이스트의 책상'에 대해 "치밀한 운산(運算)과 정교한 복선을 깔고 펼쳐지는 서사"라고 평했다. 백씨는 등장인물 M과 화자 간 맺는 정신적인 관계에 주목하면서 "고립된 삶의 예찬 내지 비극성의 증언, 고립을 견디지 못하는 군중에 대한 비판과 저항" 등이 성과가 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M과 화자의 정신주의에 대한 소설적인 설정과 장치를 풍부하게 내장하고 있는 것"을 높은 성취로 꼽았다.

진정석씨는 성석제(44)의 작품을 "소설의 오랜 장르적 규범과 맞서 오늘날 소설의 가능한 방식은 무엇인지 숙고하며, 소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문학적 모험"이라고 평했다. 창작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와 장편 '인간의 힘' 에 대해 "그의 소설의 화려한 언어, 다양한 취재, 즐거운 유희정신 등은 세속의 수많은 길 위에서 나온 것" "그는 길 위의 작가"라고 평했다.

최원식씨는 김영하(36)의 장편 '검은 꽃'에 대해 "과거가 충실한 존재감으로 재현됨으로써 현재와 마주 세워지는 소설"이라고 평하면서, "소문자 역사의 삽화들을 치밀하게 축조함으로써 대문자 역사의 의미를 근원에서 다시 묻는 이 소설은 대문자와 소문자를 횡당하는 새 역사소설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한기욱씨는 소설가 김연수(34)의 특이한 점은 "김영하 하성란 등 신세대 작가들이 80년대를 시효가 만료된 과거로 받아들이고, 90년대의 문화적 현실에 몰두할 수 있었던 데 반해 그는 그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특이한 모순으로 인해 장편 ' 빠이 이상'과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처럼 '문체와 방법론에서 극히 대조적인' 소설을 잇따라 내는 등, 파격적인 형식과 문체로 소설쓰기를 계속 해올 수 있다고 평했다.

백지연씨는 이만교(37), 정이현(32)의 작품이 낭만적 사랑의 유효성을 진단하는 냉소적 나르시시즘을 구사하되 거기에 덧씌워지기 쉬운 감정적 상처를 말끔히 지워냄으로써, 같은 맥락에 있는 은희경 김영하의 작품보다 가볍게 다가오는 것을 차이로 짚었다. 백씨는 이만교의 장편 '결혼은, 미친 짓이다', 정이현의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가 "무수한 문화기호 속에서 자기 연기술마저도 철저한 쾌락행위가 될 수 있음을 드러냄으로써 소비사회의 소설이 암시하는 새로운 특징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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