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17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 경선을 하루 앞둔 18일, 각 후보들의 손에선 초선(初選) 당선자들의 연락처가 떠나지 않았다. 후보들의 득표 공세로 초선 당선자들의 휴대폰은 잇달아 울려댔다.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키는 초선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선들의 중요성은 일단 숫자에서 드러난다. 전체 당선자 121명 중 62명으로 과반이다. 숫자도 숫자지만 부동표 비율이 재선이상 현역의원에 비해 확연히 높다. 지역, 계보, 반대급부 등을 따져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강한 재선 이상에 비해 후보들의 면면, 정책방향이 판단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초선들의 선택이 천정배 원내대표를 선출하는데 결정적이었다. 자연히 한나라당 초선들은 어떤 색깔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당 안팎에선 '경륜'을 내건 김덕룡 후보와 '개혁과 세대교체'를 내건 김문수 후보, '민생 안정'을 내건 안택수 후보 중 "초선들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는 한나라당의 이후를 내다보게 하는 시금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각 진영에선 초선들의 성향에 대해 "한나라당 초선 당선자들은 '모범생'이 많은 만큼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의 당 지지율 추락 등 위기 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변화에 무게를 둘 것이다" 등의 엇갈린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한 초선 당선자는 "초선 당선자들의 태반이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 같다"며 "대다수가 19일 토론을 보고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선들 가운데는 영남권 출신이 25명으로 가장 많고, 비례대표 21명, 수도권 9명 등의 순이다.
이날 김덕룡 김문수 후보는 오전 광주를 방문, 5·18 묘역에서 열린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상경, 득표활동에 주력했다. 안택수 후보는 전화득표활동에 시간을 할애했다. 경선전 판도와 관련, 김덕룡 김문수 후보는 각각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어 자신이 당선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안택수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결선투표에서의 승리를 공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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