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등 여야 4당 지도부는 18일 오전 광주 망월동 국립5·18 묘지에서 열린 제 2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각 당 국회의원과 당선자 130여명도 기념식장을 찾았다.박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대표로서는 두번째로 5·18 기념식에 참석, 관심을 끌었다. 52년 동갑이자 70학번인 우리당 신 의장과는 적잖이 신경전도 벌였다. 신 의장은 이날 행사에 앞서 "(한나라당의) 사과의 반성으로부터 상생과 화해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박 대표를 환영하면서도 "5·18의 근원은 5·16 쿠데타와 유신 독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때문인지 박 대표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반갑게 얘기를 나누면서도 신 의장에 대해서는 차갑게 대하려는 태도가 역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한나라당이 앞으로 잘못하면 오늘의 참배는 거짓 참배가 될 것"이라며 "평등과 평화, 통일을 향한 5월 항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대부분 박수와 환호로 박 대표를 환영했지만,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들어오나","부끄러운 줄 알라" 등 대놓고 항의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 열사의 누나 박행순(55)씨는 "세상이 변하니 적으로 싸우던 당의 대표가 와서 뜻 깊은 위로가 된다"고 박 대표의 손을 잡았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민주화에 크게 기여한 5·18 민주화 정신이 한반도 전체에 꽃을 피우고 길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기념식장 안팎에서 각각 광주 민심잡기에 열을 올렸다. 국회의원과 당선자 100여명이 대거 기념식에 참석한 우리당은 "우리가 5·18 정신을 계승한 민주개혁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천정배 원내 대표는"1980년 광주의 많은 시민들이 민주화를 외친 것이 밑거름이 돼 민주개혁세력이 원내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도 20여명이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을 두드렸다.
/광주=최문선기자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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