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기업의 창업주가 강남의 노른자위 땅 등을 놓고 아들을 상대로 무려 100억원의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S기업 창업주인 이모(80)씨는 1977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 임야 1,600여평을 매입해 아내와 사업상 친분이 있는 지인의 명의로 등기했다.
이후 아내와 지인 명의로 된 이 토지의 소유권은 매매와 증여 등의 형식을 통해 이씨의 아들 3명에게 넘어갔다. 3형제 가운데 셋째 아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이름으로 큰형의 땅을 사들인 뒤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땅과 함께 2000년 10월 160억원에 팔았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해 2월 "내 허락없이 아들들이 토지 소유권을 가져갔다"며 소송을 냈고 큰형의 땅까지 산 셋째 아들은 "아버지가 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해 미리 물려준 것"이라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신성기 부장판사)는 18일 이씨가 "경영자금으로 빌려준 50억원과 명의 신탁했던 토지 대금 50억원 등 100억원을 반환하라"며 셋째 아들과 셋째 아들의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의사에 반하여 토지가 임의 처분됐거나 이씨가 경영자금으로 빌려줬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회사 관계자 등의 증언 등을 종합할 때 이씨 회사인 S사의 비서실 주도하에 증여세 부담을 피하려고 아들들에게 상속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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