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측 최고 정치기구인 과도통치위원회(IGC)의 수장마저 테러공격으로 피살되면서 이라크 정세가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이와 때를 같이해 과격 시아파 무장세력을 포함한 저항세력들이 이라크 각지에서 연합군을 대상으로 격렬한 공격을 가해, 6월 말 주권이양을 앞두고 저항세력이 총공세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과도통치위 의장 피살
17일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압델 자흐라 오트만(일명 에제딘 살림) IGC 의장은 이달 1일 한달 간의 IGC 순번제 의장직에 올랐으며 미군 점령 이후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숨진 이라크측 최고위 인사다. IGC는 미군에 의해 임명된 25명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IGC 위원이 사망하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시아파 교도인 오트만 의장은 남부 바스라 지역을 거점으로 한 이슬람 다와당(黨)의 지도자로 작가이자 철학자, 정치 운동가로 활동해 왔으며 여러 신문과 잡지의 편집장도 역임했다.
IGC는 그간 저항세력으로부터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6월 30일로 예정된 주권 이양을 앞두고 이라크 내 혼란을 부채질함으로써 원활한 주권이양과 과도정부 수립을 원하는 미국측의 전략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이라크 안팎의 반미 강경세력이 주권 이양 이후 과도정부를 이끌 세력들에 대해 '미국에 협조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때문에 이번 테러가 알 카에다 소행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미군 등의 대응
미군은 이번 공격을 강력 비난하면서 주권이양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군 대변인 마크 키미트 미군 준장은 이날 CNN과의 회견에서 "오늘 같은 사건은 주권이양 일정이 중요함을 더욱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우리는 이라크 민주주의와 주권 회복을 위해 IGC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 사건은 테러범들이 주권이양을 저지하려고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들은 이라크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라크내 충돌 상황
16일에는 남부 나시리야에서 과격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추종하는 무장세력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이탈리아군이 주둔기지를 포기하고 퇴각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이탈리아군 1명이 숨졌으며 10여명이 부상했다. 이탈리아군 대변인 주세페 페로네 중령은 기지에서 철수한 이탈리아 병력이 인근 탈릴 공군기지 근처로 재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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