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가 배럴당 41.38달러를 기록해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중동산 두바이유도 전날보다 0.63달러 오른 35.83달러로 14년만에 최고에 달하는 등 '제3의 오일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에너지 탄성치'는 1998년 이후 5년만에 기준치를 넘어서는 등 경제 전반의 에너지 효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16일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2003년 국내 에너지 소비량 통계'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GDP 대비 에너지 탄성치'는 1.07로 98년 1.21을 기록한 이후 5년만에 기준치인 1을 넘어섰다. 'GDP 대비 에너지 탄성치'란 특정 국가의 에너지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표. 탄성치가 1 이하이면 에너지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낮아 에너지 효율이 있다는 것을 뜻하며, 탄성치가 1을 넘으면 에너지소비 증가율이 GDP 성장률을 능가해 그만큼 경제전반의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탄성치가 급증한 것은 국제 유가 상승에도 불구, 정부가 내수 경기 회복을 이유로 경제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 적극 대처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우리나라는 GDP 1,000달러를 생산하기 위해 0.3TOE(TOE=원유 1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0.25TOE), 일본(0.09TOE), 독일(0.13TOE) 등에 비해 1.5∼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또 싱가포르(0.26TOE)와 대만(0.26TOE) 등도 에너지 효율성이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전체 에너지에서 석유의존도가 가장 높아 유가 폭등의 위험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의 석유의존도는 51.9%(2001년)로 일본(49.1%), 미국(39.6%), 독일(38.3%)등 보다 높았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