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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혼자서 춤추는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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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혼자서 춤추는 부시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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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현 정부를 교체하지 않고 이라크의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우리는 이 같은 질문을 해야 할 때가 왔다. 혹자는 내게 다음과 같이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왜 갑자기 정치와 이라크 문제를 결부시키려 하지요? 당신은 항상 이라크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부류의 사람이군요."

사실 그렇다. 내 실수는 부시 정부도 또한 그렇게 믿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나는 부시 정부가 이라크에서 일(전쟁 계획과 충분한 병력투입 및 무능한 국방장관의 해임)을 제대로 할 것으로 믿어왔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알고 보니 내가 틀렸다. 부시 대통령의 입장에서 이라크에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자신의 재선과 보수층 기반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부시 대통령에게 사담 후세인 정권의 집권 바티스트당을 해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내의 민주당을 이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보다 미국 여론조사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나는 이라크 문제와 9·11 테러 이후의 문제 만큼이나 심각한 것이 무엇인지를 당파를 초월해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부시 행정부도 나와 같은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

부시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신속함을 보이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부시 정부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야 하고 정치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때문이다.

왜 이라크 전쟁 후 만연하는 혼란을 목격하면서도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에 부대를 추가 파병하지 않는가. 우선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다. 럼스펠드 장관은 파월 독트린을 일거에 박살 내고 싶어한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측은 럼스펠드 장관이 압도적 군사력만으로 싸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국방부 관리들은 파월 국무장관을 사담 후세인보다 10배나 더 싫어한다.

둘째, 럼스펠드 장관은 현대전에서는 규모가 작고 고도의 첨단기술로 무장한 군대가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셋째, 백악관은 이 전쟁이 선택의 전쟁이며 일반 미국인들이 부담을 치를 필요가 없으며 징병은 물론이고 예비군 소집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하고 싶어한다.

왜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는 특유의 미국식 제스처를 취하지 않는 것일까. 왜냐하면 이 나라 국민들은 희망을 어떻게 수출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코 "교도소를 즉각 폐쇄하고 그곳을 델, 휴렛패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의 장비를 갖춘 아부 그라이브 기술대학으로 재개장합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 부시 대통령은 럼스펠드 장관을 파면하기 보다는 두둔하는가. 왜냐하면 칼 로브 수석 보좌관이 보수층의 기반을 잡기 위해서는 강하고 과단성 있고 충직하게 보여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미국이 원칙에 충실해 보이기보다는 대통령이 그의 팀에 충실해보인다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을 요약해보면 미국이 얼마나 궤도에서 벗어나 있고, 왜 미국이 전 세계에서 혼자 춤추고 있고, 왜 도덕에 충실한 대통령이 그다지도 도덕적 영향력이 없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뉴욕타임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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