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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700이하 곤두박질치나…비관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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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700이하 곤두박질치나…비관론 확산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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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비관론이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부풀려지고 있다. '중국쇼크'가 엎친 증시에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까지 덮치며 지수가 급전직하, 증시의 최후 저항선으로 꼽히는 '피보나치 저항선'까지 뚫렸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는 지난 1년간 상승분의 50%를 반납하는 725선 내외의 저항선을 설정하는 분위기이며, 지수가 700선 이하로 곤두박질 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지지선 잇달아 붕괴

증시 비관론 증폭은 지수 하락세를 촉발한 지난달 27일의 '중국쇼크' 이후 주요 지지선이 제대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속수무책 양상으로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쇼크' 발생 직후인 지난달 29일에는 60일선(884)이 무너지며 지수가 875.41에 마감했다. 이어 지수는 주말과 어린이날 휴일을 빼고 나흘 만인 지난 6일 또다시 120일선(849) 밑으로 곤두박질 쳤고, 2거래일 만에 또다시 200일선(806) 마저 붕괴됐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주요 기간지지선 외에 증시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세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 지지선인 이른바 '피보나치 수열' 상의 지지선인 776선 마저 단숨에 무너져 우려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탈리아 수학자의 이름을 딴 '피보나치 수열'상의 지지선은 증시에서 대세 상승국면의 상승분 가운데 38.2%를 뺀 저항선으로 통상 조정이 이 정도 수준에서 멈추고 다시 상승하면 대세상승세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보는 분수령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교보증권 김정표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3월 이후 상승분을 감안한 관련 저항선은 지수 776 부근이었으나 14일 여지없이 무너졌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대세 판단 역시 앞으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국제 유동성 탈 아시아·증시 심화

국내 외국인 매수세를 좌우하는 국제 투자자금의 흐름 역시 연일 악화하고 있는 점도 비관론 증폭의 또다른 배경이다. 펀드조사업체인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모두 24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이 중 이머징마켓펀드 순유출 규모는 4억6,4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주 4억1,100만달러 순유출보다 5,300만달러가 급증한 규모이다.

다른 펀드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 역시 지난주 아시아지역펀드, 인터내셔널펀드, 태평양지역펀드 등에 포함된 한국 관련 펀드에서 총 14억9,000만달러가 이탈해 전주 4억8,000만달러에 비해 유출 3배 이상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미국 금리인상, 경기 속도조절을 위한 중국 금리인상 등에 대한 우려로 국제 유동성의 탈(脫)증시, 탈아시아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ABN암로증권은 이에 따라 14일 국내 증시의 대세 하락을 기정사실화 하며 향후 12개월 지수 최저점을 600선까지 낮춰 잡는 충격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반등 때마다 주식 팔아라

비관론이 증폭되는 가운데서도 경기방어주, 낙폭과대주, 실적호전주 등에 대한 투자 의견은 멈추지 않고 나오고 있다.

또 증시 급락과 관련한 정부 대책 역시 일말의 기대감을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상승장에서는 종목별 대응이 유효하지만, 대세 하락장에서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전략"이라며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기술적 반등 때마다 주식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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