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올들어 근로자 임금상승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이 24개월 만에 처음 감소했다.16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2월까지 상용근로자 5명 이상 기업 5,700곳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223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올랐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1월에 211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3.1% 줄었고 2월 누계(―3.0%)도 감소하는 등 2002년 1월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월평균 임금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14.9%에 달했다.
월평균 임금총액 내역을 보면 통상임금과 기타 수당 등 정액급여는 지난해 동기보다 7.5%, 연장근로 등에 따른 초과급여는 4.9% 각각 올랐지만, 지난해 35.8%나 늘었던 설 상여금이나 성과급 등 특별급여는 대기업의 긴축경영으로 무려 9.1% 감소했다.
또 종업원 499명 이하 중소기업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전년보다 6∼7% 올랐으나, 500명 이상 대기업은 지난해 333만9,000원에서 올해 330만4,000원으로 1.0% 줄었다. 월평균 근로시간은 지난해 193.5시간(주당 44.6시간)에서 올해 187.1시간(주당 43.1시간)으로 3.3% 줄었지만, 실질적인 근로시간이 단축된 게 아니라 올 설 연휴가 예년보다 길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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