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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의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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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의 여름나기

입력
2004.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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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력 5년차인 L(46)씨는 '당뇨병 박사'로 불릴 정도로 당뇨병에 대한 지식이 해박했다. 하지만 베테랑 L씨도 당뇨병 상식을 잘못 알아 의식을 잃은 적이 있었다. L씨는 스포츠 음료가 수분과 당분을 적절히 공급해 당뇨병 환자의 운동시 저혈당과 탈수를 예방하는 좋은 음료로 알고 있었다.그런데 열대야가 지속되던 지난해 여름 어느 날 아침. 평소보다 10분 가량 더 운동을 해 땀을 많이 흘린 L씨는 가방에서 꺼낸 1.5ℓ들이 스포츠 음료의 3분의 2를 마신 뒤 30분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분이 10% 이상 함유된 스포츠음료의 흡수가 물보다 더디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결과적으로 당분은 혈액 속에 넘쳐 흘렀지만 수분이 흡수되지 않아 생긴 탈수로 L씨는 '고삼투압 비케톤성 증후군'(케톤이 상승되지 않으나 혈당은 매우 높은 상태)에 빠지게 됐다. 수분과 인슐린 투여로 정상으로 돌아온 L씨는 '운동 후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료를 마실 때는 꼭 물에 타서 마시라'라는 처방을 받았다.

탈수를 막아라

당뇨병 환자들이 여름철이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탈수 현상. 따라서 땀이 많거나 무더위를 잘 타는 환자일수록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땀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당량이 높아져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더운 날씨에 단 성분이 든 음료수를 지나치게 마시면 고혈당으로 소변 배출이 많아져 탈수와 급격한 혈당 상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료수에는 당분이 많아 혈당조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포츠 음료는 체내 흡수 속도가 빨라 다른 음료에 비해 갈증을 신속하게 없애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60∼80㎉의 열량이 있어 혈당조절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한다. 무설탕 무가당을 내세운 음료수 중에도 설탕이나 포도당 대신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들어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체내에 혈당이 올라가므로 되도록 시원한 냉수나 끓여 식힌 보리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또 냉녹차, 레몬을 띄운 냉홍차, 싱겁게 끓여 냉장고에 넣어둔 미역국이나 오이냉국도 혈당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과일만 먹을 경우 혈당을 높일 수 있으므로 요령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과일 대신 생과일주스에 얼음을 넣어 희석해서 마시거나 우유 과일 아스파탐(인공 감미료) 삶은 팥 등으로 과일빙수를 만들어 먹는다.

운동을 계속하라

가만히 있어도 힘든 여름철에는 평소 해 오던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하고 관리를 잘 해 왔더라도 여름철이면 혈당이 20∼30㎎/㎗정도 높아지며,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50∼60㎎/㎗ 정도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면 0.75∼1ℓ의 땀이 배출된다. 때문에 운동할 경우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셔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도중에도 20분 마다 적절한 양의 수분을 보충해 줘야 한다. 또한 운동은 30분 이상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나 걷기 등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적합한 운동은 수영. 다리에 부담을 적게 주는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노인이나 말초신경 합병증이나 관절염이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보통 30분∼1시간 가량 하는 것이 적당하다.

운동 시기는 한낮보다는 아침이나 저녁 때가 좋다. 또 바람이 잘 통하는 나무그늘이나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도 탈수 예방에 좋다. 운동 중에는 운동 강도를 평소보다 10∼20% 정도 낮춰야 한다.

발관리는 철저히

무좀은 당뇨병 환자의 또 다른 적이다. 당뇨병 환자의 40∼50% 가량이 무좀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렇게 당뇨병 환자들이 무좀이 많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서 세균이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을 가능한 한 시원하고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너무 건조해지지 않도록 발을 씻고 난 뒤 로션을 발라줘야 한다. 물가나 해변, 수영장에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슬리퍼도 상처를 입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상처가 나면 괴저증(썩어 문드러지는 증상)으로 이어져 심할 경우 발을 절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발과 다리에 땀이 나는 것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이 합병돼 있는 환자들은 발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교수,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 세란병원 내과 김선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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