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40달러 대 시대가 상당 기간 지속되리라는 분석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이에 따라 고유가 시대를 상정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국제 유가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추진 움직임이 나온 이후에도 고공 행진을 지속해 배럴 당 40달러(미 서부텍사스중질유)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쟁 등의 요인으로 일시적인 공급 제약이 발생한 과거와는 달리 현 유가는 급증하는 수요와 한계에 달한 공급이 주원인이기 때문이다. OPEC는 지난 4월 쿼터(하루 2,350만 배럴)보다 250만 배럴이 많은 하루 평균 2,599만 배럴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산유국들이 이미 생산시설을 100%에 가깝게 가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OPEC의 추가 생산 여력은 기껏해야 하루 200만 배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OPEC 내에서는 효과가 불투명한 증산 조치보다는 오히려 현재 22∼28달러로 묶인 유가 밴드를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득세하고 있다. 고유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셈이다. 유가는 지난해 12월 밴드 상한선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는 16일 "고유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빠듯한 공급 여건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세계 경제는 과거 경험에서 유가 상승 대처법을 배웠지만 이는 모두 단기간 급등한 경우였다"며 "지금 부딪힌 지속적인 고유가 시대는 경제의 대처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고유가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자 사설을 통해 "석유 소비국들은 세금을 낮추거나 보조금을 인상하는 등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유가 상승을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유한 자원인 석유에 대한 의존은 빨리 떨쳐버릴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충격 완화를 통한 일시적인 미봉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원자력 등 다른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