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적들에 맞서 /리처드 클라크 지음아무도 없는 체니 부통령의 집무실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갑자기 부통령과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가 들이닥쳤다… 체니는 나에게 "무엇을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알 카에다의 공격입니다. 그들은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합니다.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30년 가까이 미국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에서 요직을 맡았으며 현재 보안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저자가 9·11 테러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부시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테러의 원인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양산한 미국의 잘못된 대외 정책에 있고, 이라크 전쟁은 불필요하고 소모적일 뿐인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한다. 9·11 테러를 막을 수 있었다는 내용도 담겨 있어 최근 미 의회의 9·11 청문회와 관련해 주목받은 책이다. 황해선 옮김. 휴먼& 북스 1만4,500원.
◎미국의 베트남 전쟁 /조너선 닐 지음
미국이 베트남에서 왜 전쟁을 치렀고 어떻게 패배했는가에 대한 질문이 지금 어떤 의미를 갖는가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1960,70년대 반전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영국 작가 조너선 닐은 "역사는 단순히 되풀이되지 않는다"며 현재 이라크의 상황이 베트남전 당시와 무척 닮았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베트남전을 아래로부터의 역사로뿐만 아니라 위로부터의 역사로도 따져나간다.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전쟁으로 인한 베트남 민중의 고통과 미군의 공포를 전하면서도 베트남민, 미국인병사, 미국의 저항세력과 같은 민중과 양국 엘리트의 갈등 관계를 분석한다. 저자는 미국의 패배를 가져온 주인공으로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스스로 결집한 미국의 시민 등 민중 세력에 주목한다. 정병선 옮김. 책갈피 1만2,000원.
◎마사이 전사 레마솔라이 /조지프 레마솔라이 레쿠톤 지음
아프리카 오지의 유목민 부족 소년이 미국 유학을 거쳐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 교사가 되기까지의 특별한 성장기이다. 지은이는 케냐 북부의 마사이족 출신으로 문명과는 동떨어진 세계에서 자랐다. '한 가정 한 아이 학교 보내기' 국가정책에 따라 케냐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어렵사리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거기에는 학비를 대기 위해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소를 내다 판 가족의 희생이 있었다. 이 책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그보다는 전혀 다른 두 세계를 오가며 갈등을 겪으면서도 자기 부족과 전통에 대한 긍지를 잃지 않은 주인공의 당당함이야말로 감동적이다. 그는 지금도 방학 때면 고향으로 가서 전통 복장에 몽둥이를 든 마사이 전사로 살고 있다. 이혜경 옮김. 황소자리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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