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정부는 1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내며 한미·한중 관계의 발전을 기원했다.미국 국무부는 성명에서 "노 대통령에게 축하 드린다"며 "우리는 노 대통령과 튼튼하고 효율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며 앞으로 협력이 한층 심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북핵 6자 회담,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한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도 노 대통령의 직무 회복을 축하한다고 논평했다. 중국 외교부는 "우방으로서 한국의 정치 안정과 경제 발전 지속을 희망한다"며 "아울러 한중 양국의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외국 언론들도 탄핵 기각을 일제히 긴급 뉴스로 보도하며, 그 배경과 의미, 전망 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외신들은 노 대통령의 개혁 추진 기반이 확립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로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한미 관계의 향방에 관심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전 이후 처음으로 진보주의자로 간주되는 정치 세력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했다"며 "노 대통령은 미국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국의 젊은 층이 지지하는 대북 관계 진전을 이루는 어려운 균형잡기에 당장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노 대통령 탄핵 기각으로 행정 수도 이전, 국가 보안법 개정, 재벌 규제 강화, 미국과 거리 두기 등 활동가적 의제들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영 CCTV는 2개 채널을 통해 판결을 생중계 하는 등 1시간 동안 특별 방송을 했으며, 기각이 대세였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개월간 특별한 혼란이 없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제도로서 정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노 대통령이 개혁 노선을 밀고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교도(共同)통신도 "법적 신임을 얻은 노 대통령이 개혁 정치를 실현할 기반을 확립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영국의 BBC방송은 "노 대통령이 임기 첫해 다수 야당의 반대로 추진하지 못한 개혁 정책들을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랍의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도 서울발 특파원 리포트를 통해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sikim@hk.co.kr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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