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2일 밤 '뉴스데스크'에서 인터넷에 공개된 이슬람 무장단체의 미국인 참수 장면을 영상으로 자세히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MBC는 "보기가 두려운 화면입니다"라는 앵커 멘트에 이어 무장 괴한들이 손발이 묶인 포로를 앉혀놓고 처형 이유를 적은 문건을 읽은 뒤, 칼을 꺼내 들고 포로를 쓰러뜨리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어 "이후 장면은 방송에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해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렸고, 처형 후 괴한이 잘린 목을 쳐들고 있는 장면까지 모자이크 처리해 내보냈다.
KBS SBS 등이 문건 낭독 장면이나 칼을 꺼내드는 모습까지만 보여준 것에 비교하면 시청자들의 충격이 컸다는 지적이다.
방송 이후 MBC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임신부 김모씨는 "끔찍한 장면이 자꾸 어른거려 괴롭다. 최소한의 책임의식도 없는 보도"라고 비난했고, 재미동포라고 밝힌 염모씨는 "미국 방송들은 사전에 '너무 끔찍해 본 것을 후회할 수도 있다'고 말해 시청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MBC에서는 무방비 상태로 볼 수밖에 없었다"고 분개했다. 배모씨도 "뉴스가 '호러 무비'냐, 사과방송 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MBC 보도국 관계자는 "우리도 어디까지 보여줄지를 놓고 심각하게 논의했고, 전체 내용의 참혹함을 감안하면 포로를 쓰러뜨리는 장면까지는 보여줘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잘린 목 부분도 두 번 모자이크 처리를 해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비명소리가 여과 없이 나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무장 괴한들이 처형에 앞서 기합 비슷하게 지른 고함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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