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 회담이 오는 26일 금강산에서 열린다. 북한이 제14차 평양 장관급 회담 막판에 합의한데 이어 약속대로 날짜와 장소를 제시해 옴으로써 성사가 됐다. 회담장소가 금강산이라는 데 어색하게 여길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군사회담이라고 꼭 판문점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남북관계의 길고 복잡한 여정을 생각하면 6·25전쟁에서 총부리를 겨눴던 남북 장성이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는 것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회담은 열리지만 어떤 의제를 놓고 협의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남북한간의 협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실현가능한 의제를 놓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협상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꽃게잡이철을 맞아 서해5도 근해상에서의 우발적인 군사충돌의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은 가장 절실한 의제다. 장성급회담을 제의하며 남측이 내세운 중요 이유가 바로 이 문제라는 것은 북한도 알고 있다. 또 두 차례에 걸친 충돌로 적잖은 피해를 입은 북한도 그 필요성을 느끼리라 확신한다.
이 문제의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북방한계선(NLL)의 존재를 놓고 남북이 상이한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근원적인 처방을 찾으면 더할 나위 없다. 그게 쉽지 않다면 꽃게잡이만이라도 충돌없이 하도록 임시처방을 찾아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과 지혜를 동원한다면 가능하리라 본다. 이 문제만 해결하면 이번 회담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남북교류 및 경제협력은 군사적 긴장해소가 전제다. 장성급회담의 필요성은 더욱 광범위해질 것이다. 그러나 염려스러운 점도 있다. 북한이 주한미군이나 작전지휘권 문제를 제기하면 통상 판문점회담에서 보는 입씨름으로 시간을 낭비할 수 있다. 쌍방의 세련된 협상력을 강조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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