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에비대왕’으로 서울공연예술제에서 각종 상을 휩쓴 극단 인혁과 연출가 이기도가 최근 ‘흉가에 볕들어라’로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했다. 극단 여행자와 함께 가장 돋보이는 행보다. 그런 극단 인혁의 신작 ‘파행’은 탄핵 정국을 비판하겠다는 당찬 의지를 보인다. 경남 하동에 전해 내려오는 가마고개 설화, 조선시대의 주요 정쟁 가운데 하나인 예송논쟁을 끌어들여 최근 정국을 풍자한다.가마고개 설화는 혼례를 마치고 돌아가던 서로 다른 두 집안이 좁은 길을 두고 양보를 요구하다가, 결국 두 신부에게 자살을 강요한 사건이다. 상생이 아니라 차라리 파국을 택하고 마는 정치인들에게 매서운 비판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선 굵은 한명구 등 중견배우와 힘 있는 젊은 배우와의 앙상블도 기대할만하다. 16일까지 문예진흥원 대극장. (02)3676_0878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