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으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13일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과 함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전격 방문했다.예고 없이 이뤄진 이번 방문은 포로 학대 파문을 진정시키고 바닥으로 떨어진 미군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럼스펠드 장관은 이번 방문에 미 국방부의 최고위급 변호사들을 대동, 이라크 포로 학대 실태를 완전 파악한 뒤 국방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세울 것임을 시사했다.
럼스펠드 장관 일행은 바그다드 도착 직후 이라크 주둔 미 육군 사령관인 리카도 산체스 중장 등을 만나 저항세력 진압 등 주요사안을 논의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바그다드로 행하던 도중 기내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수감자 운영에 관한 일상적인 업무에 책임을 맡고 있는 이들로부터 설명을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감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우리 장병들이 올바른 행동을 하며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포로학대 파문 진정을 위한 방문이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불에 물을 붓기 위해 그곳에 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나는 장병들의 훌륭한 임무수행에 감사를 표하고 지휘관들을 만나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정부 변호인단이 제네바협약 위반사항인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에 관한 사진을 공개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해, 이번 방문이 사태를 진정을 위한 첫 수순임을 시사했다.
한편 산체스 중장은 기자들에게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끔찍하게 살해되는 장면이 공개된 미국인 니콜라스 버그 사건과 관련, 배후로 지목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직접 버그를 참수했냐는 질문을 받고, "그가 저질렀다는 조짐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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