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혈통 보존을 위해 국가가 지급하는 축산발전기금 수억원을 허위로 타내 돈 잔치를 벌인 축협 조합장 등 임직원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3일 농림부가 지원하는 축산발전기금 6억5,000만원을 더 받아 내 직원들 상여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강원 횡성축협 김모(43)지도과장 등 축협직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조합장 심모(61)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심씨 등은 이미 도축됐거나 팔린 우량한우의 등록번호를 다른 소에 붙이거나, 있지도 않은 소를 전산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처럼 꾸며 3년 동안 3,700여마리의 거짓 우량한우를 만들어내 우량한우 1마리당 3만6,000원씩 지급되는 가축개량사업 지원금 1억4,000만원을 더 타냈다. 이들은 이렇게 타낸 지원금으로 직원들끼리 연말 상여금 잔치를 벌이거나 개인적으로 착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또 가축개량사업소에서 개량한 정액으로 수정, 출산한 소에만 지급하는 조사사례비를 아무런 실사 없이 자연분만 및 허위 출산신고 한 소에도 지급하는 방식으로 총 8,800만원을 농가에 부당지급 했다. 또 3마리 이상 송아지를 낳은 소에만 1마리당 15만∼20만원씩 지급되는 다산장려금 역시 아무런 조사도 거치지 않고 지급해 총 3억8,000만원의 부당한 돈이 농가로 흘러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위해 농가에 나가면 축협에 등록된 마릿수를 맞추기 위해 옆집 소를 빌려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같은 비리가 전국 축협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