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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보고서로 본 세계경제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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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보고서로 본 세계경제 기상도

입력
2004.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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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쾌청, 일본=비교적 맑음, 유럽=흐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1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본 올 하반기와 내년도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기상도'다. OECD 30개 회원국과, 비회원국이지만 잠재 대국으로 주목 받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영문 머릿글자) 국가들의 향후 경제흐름을 짚어본다.

●미국

지난해 3.1%였던 실질성장률은 올해 4.7%까지 높아지고, 내년에도 3.7%의 비교적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감세정책은 개인들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창출했고, 강력한 생산성 향상 덕에 투자와 생산이 모두 확대됐다. 그럼에도 물가상승률은 내년까지 1.6∼1.7%대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문제는 쌍둥이적자다. 감세와 국방분야 지출증대는 정부재정을 크게 악화시켰다. 재정적자가 축소되어야만 경상적자도 경감될 수 있다.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비율은 작년 4.2%에서 올해 4.6%까지 악화한 뒤 내년엔 3.9%로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경상적자비율은 4.8%안팎에서 좀처럼 축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

긴 디플레이션의 터널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 작년말 이후 수출·투자확대와 개인소비의 회복 속에 올해 3.0%, 내년 2.8%의 성장이 예상된다. 2002년 마이너스성장에 비하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실업률이 작년 5.3%에서 올해 5.0%, 내년엔 4.6%까지 낮아질 만큼 고용환경도 개선되는 추세다.

하지만 '잃어버린 10년'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니다. 지가하락과 대출부진은 여전하다. 속도만 둔화했을 뿐, 올해(-1.8%)와 내년(-1.1%)에도 디플레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GDP 대비 7%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도 난제다.

●유럽

바닥은 벗어났지만 미국 일본에 비하면 회복속도가 영 떨어진다. 달러약세에 따른 '강한 유로'가 이 지역 성장을 짓누르는 모습이다. 금년도 예상성장률은 1.6%에 불과하며, 내년엔 2.4% 정도로 회복될 전망이다. 사회구조적 차이 때문에 수평적 비교는 어렵지만 실업률(올해 8.8%, 내년 8.5%) 역시 미국 일본보다 월등히 높다.

국가별로 볼 때 가장 관심은 역시 독일이다. 지난해 마이너스성장(-0.1%)에서 탈출해 올해 1.1%, 내년엔 2.1%까지 성장률이 높아지겠지만, 궁극적으론 노동보호규제완화 등 개혁조치 성과와 재정적자축소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프랑스도 수출과 투자확대에 힘입어 성장률이 작년 0.5%에서 올해는 2.0%, 내년엔 2.6%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역시 재정악화의 원인인 사회보장지출 축소를 골자로 한 개혁조치의 성공여부가 큰 과제다.

●BRICs

지난해 9.1%에 달했던 중국의 성장률은 올해 8.3%, 내년 7.8%로 낮아질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0%까지 치솟겠지만 과열억제정책으로 성장이 둔화함에 따라 내년엔 2.0%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도 200억달러 이상의 흑자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도 지난해 7.3%에 이어 올해에도 7.0%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내년엔 약간 주춤해지겠지만 5.8%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문제는 인플레다. 2002년 15%를 넘었던 물가폭등세는 점차 수그러지는 추세지만, 두자릿수의 고(高)인플레는 내년까지도 잡히기 어려울 전망이다.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 경제도 안정기조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마이너스 0.2%로 곤두박질쳤던 성장률은 올해 3.3%, 내년엔 3.5%까지 높아질 것이다. 두자릿수를 오갔던 물가상승률은 금년과 내년 각각 6.5% 및 5.5%로 하향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하지만 누적된 구조적 모순들이 워낙 많아 단기간내 성과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한편 OECD는 한국과 관련, 향후 정책 우선과제로 노동시장 기능개선, 비은행부문 구조조정, 기업투명성 제고 등을 제시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5.6%와 5.9%,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전망했다. 두 지표 모두 OECD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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