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 6명이 폭사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교전이 격화되고 있어 대규모 유혈 사태가 우려된다.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시체 일부를 비디오로 공개했으며, 이스라엘은 유해 회수를 위한 강도 높은 수색 공격과 보복을 펼쳤다.
이스라엘의 일간 하레츠는 가자시티 남쪽 자이툰에서 11일 새벽 무기공장 공격을 마치고 철수하던 이스라엘군 보병장갑차가 도로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하면서 완파됐으며, 승차한 이스라엘군 6명이 숨졌다고 12일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가자 지구로 통하는 도로를 봉쇄하고, 탱크와 전투 헬기를 동원해 유해 회수를 위한 보복 공격에 돌입했다. 11∼12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0대 소년 2명 등 팔레스타인인 13명이 숨지고 165명이 다쳤다.
팔레스타인의 무장 단체인 이슬람 지하드는 11일 아랍의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방영된 비디오에서 이스라엘 병사의 머리 등을 공개하며, 장갑차 폭파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채널2TV는 하마스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 병사의 시체 일부를 땅에 늘어 놓는 장면 등을 방송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병사의 유해와 팔레스타인 정치범의 교환을 요구했다.
이 같은 장면이 방영되자 이스라엘은 큰 충격 속에 강력한 응징을 다짐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11일 밤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협상은 없으며 반드시 유해를 되찾겠다"고 못박고 보복을 천명했다.
AP통신은 샤론 총리와 군이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대한 연쇄 표적 살해의 재개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 소식통은 "군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표적 살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집트가 아라파트에게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가자 지구로 옮길 것을 제의할 것이라고 이집트의 관영 MENA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을 완전히 포기하자는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관측이다. 아라파트의 한 측근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지난 2일 리쿠드 당원 투표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철수안부결로 흔들리던 샤론 총리가 다시 힘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12일 "샤론 총리가 철수안을 수정해 집행을 강행할 수 있으며, 가자 지구 철수가 빨라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요르단에서 열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 회담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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