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아, 네가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1998년 국내 타자로는 처음 일본(주니치 드래곤즈)에 진출, 3년 반을 뛴 경험이 있는 이종범(34·사진 왼쪽·기아)은 이승엽(28·롯데 마린즈)의 2군 추락에 대해 "자신감 회복이 제일 과제"라고 12일 조언했다. 이종범은 이국에서 마음 고생하고 있을 후배에게 애정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TV로 몇 번 봤는데 승엽이가 나쁜 볼에 배트가 너무 많이 나가던데"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일본 투수들의 떨어지는 변화구에 적응을 못한 탓인지 한국에서처럼 끝까지 공을 보지 못하는 것 같더라"며 부진의 원인을 지적했다. 또 이승엽을 직접 만나고 온 박노준 SBS해설위원이 "승엽이가 돔 구장에서 공을 제대로 못 봐 색깔 렌즈를 주문했다"는 설명에 대해서는 "나는 센트럴리그에서 뛰었고 승엽이는 퍼시픽리그라 잘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 돔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며 견해를 달리 했다.
그보다는 "나도 일본 진출 첫해 볼을 몸에 맞아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했었는데 승엽이도 똑같이 당했더라"며 "그런 걸 한 번 겪고 나면 몸쪽 볼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타격 밸런스도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또 "그게 다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일본 야구의 특성이 반영된 건데, 그 모든 걸 다 잘 극복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팔꿈치를 다친 이후 경험을 해본 일본에서의 2군 생활에 대해서는 "아침 8시부터 일정이 시작되는 2군 생활은 연습량도 많고 여러모로 힘들다"며 "2군행의 정확한 이유를 몰라 뭐라 말할 순 없지만, 다른 이유가 아니라 단지 타격감을 찾기 위해 2군으로 간 거라면 2군 코치가 타격 페이스를 찾아주는 데만 주력하게끔 팀의 배려가 있어야 할 텐데…"라며 걱정했다.
이종범은 마지막으로 "내 말을 포함해 남들이 옆에서 뭐라고 해도 결국 승엽이 자신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11일 2군 첫 경기에서 3타수 2안타를 때려낸 이승엽은 이런 선배의 애정을 느끼기나 한 듯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라는 말을 되뇌며 부활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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