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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국인 참수 장면에 경악/이라크 포로 학대 복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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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국인 참수 장면에 경악/이라크 포로 학대 복수 주장

입력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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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알 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세력이 한 미국인의 목을 베는 참혹한 장면의 충격이 11일 미국을 휩쓸었다. 미군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인들은 이슬람 무장세력의 복수에 경악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조지 W 부시 미 정부는 관련자를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밝혔으나 '후세인 참수'전쟁이라고 했던 이라크 공격 후 자국민들이 처참하게 살해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 세계 각국과 국제 인권단체는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과 이슬람 세력사이에 피의 보복이 되풀이 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포로 학대 복수 주장

검은색 복면을 한 다섯 명의 남자들이 묶인 채로 앞에 앉아있는 미국인의 목을 베는 장면이 알 카에다와 연계된 '문타다 알 안사르'의 인터넷 사이트(www.al-ansar.biz) 를 통해 11일 공개됐다.

한 남자는 이 미국인의 뒤에서 "미군들의 어머니와 부인들을 위해 우리는 당신들에게 알려준다"며 "우리는 미 정부에 이 인질을 아부 그라이브에 있는 일부 수감자들과 교환하자고 제안했으나 그들은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당신들에게 아부 그라이브와 다른 곳에 있는 이슬람 남녀 신도들의 품위는 피와 영혼에 의하지 않고는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당신들은 이런 방식으로 살해되는 사람들의 관(棺) 외에는 우리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포로 학대에 대한 복수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에게 "호된 날들을 기대하라. 당신과 미군들이 이라크 땅에 발을 디딘 날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화면에서 희생자는 자신을 펜실베이니아에서 온 니컬러스 버그라고 말하고 가족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렀다.

복면을 한 남자들은 성명을 낭독한 뒤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며 희생자의 비명 속에 목을 벤 뒤 카메라 앞에 목을 들어 보였다. 그의 목 없는 시신은 8일 바그다드의 한 고속도로 다리에서 발견됐다.

알 안사르 사이트는 참수를 실행한 남자가 아부 알 자르카위라고 밝혔다. 자르카위는 알 카에다 연계 조직을 이끌고 있는 요르단 출신으로, 미국은 그가 이라크 내에서 25차례의 폭탄 테러를 주도한 인물로 보고 일급 수배 대상에 올려 놓고 있다.

부시 정부 대응과 미 반응

아칸소주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을 수행 중인 스콧 메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것은 자유의 적들의 진정한 성격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책임자들을 추적해 그들을 사법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AP통신 기자가 버그의 죽음에 대해 말하자 "그가 참수됐다고 들었다"며 "그 장면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언론들은 버그의 죽음이 파키스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된 뒤 목이 잘려 숨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대니얼 펄의 죽음을 상기시키고 있다며 미국인들의 충격을 전했다. 미국 방송들은 참수 장면은 방영하지 않았다.

영국 외교부 관계자는 "매우 불쾌하고 정당화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희생자는 누구/"전후복구" 이라크 온 통신장비 자영업자

참수된 닉 버그(26·사진)는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체스터 출신의 통신 기술자로 대학 졸업 후 고향에서 통신장비 가게를 운영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올 2월1일까지 이라크에서 일한 뒤 3월에 다시 이라크에 들어갔다가 3월30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는 3월24일 모술의 미군 검문소에서 체포돼 교도소에 수감되는 바람에 귀국이 늦어졌다. 버그는 미국의 부모가 법원에 미군이 불법적으로 아들을 억류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다음날인 4월6일 풀려났으나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버그가 유대교도라고 밝히고 "이번 이라크 여행을 자신의 이상에 딱 맞는 것으로 여기고 전후 복구를 돕고자 역시 홀로 길을 떠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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