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 50년대 황폐했던 역사의 시기를 살다 채 작품세계를 꽃피우지 못하고 요절한 작가 이달주(1920∼1962) 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포럼스페이스에서 15일 개막, 6월 20일까지 열린다. 생전에 한 번도 개인전을 갖지 못했던 그의 사후 2년 유작전 이래 40년 만에 열리는 작품전이다. 가나아트갤러리가 박래현 전에 이어 여는 '20세기 한국 미술의 힘' 시리즈 두번째 기획이다황해도 연백 출생인 이달주는 1938년 김흥수와 동기동창으로 도쿄미술대학에 입학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월남, 이중섭 박수근 최영림 장이석 등과 50년대 서울 화단에서 활동한다. 고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59년 국전 특선, 62년 심사위원이 됐지만 그 해 뇌일혈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이달주는 '한국의 모딜리아니' 혹은 '풍물시인'으로 비유된다. 정감 넘치고도 우수 어린 서민적 풍정을, 마치 모딜리아니 작품의 여인들처럼 긴 목을 한 여인의 모습에 담은 작품의 특징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비유를 넘어 미술사적으로 1950년대 한국미술의 공백기를 채울 수 있는 작가이다. 굴비나 게와 새우 등을 소재로 한 정물화, 풍경화를 즐겨 그린 이달주는 향토성 짙은 소재를 선택하되 대상을 길게 변형해 두터운 마티에르로 표현함으로써 애틋한 서정적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동시대 다른 작가들에게서는 찾기 어려운 그만의 독특한 표현방식이었다.
전시에는 '황소' '샘터' '황토' '백합과 소녀' 등 11점의 작품과 당시의 기사와 도록 등 자료도 함께 나온다. (02)720―1020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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