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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개입양은 늘어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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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개입양은 늘어났지만

입력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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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이후 '세계적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은 우리나라에서 공개입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국내입양 중 공개입양은 2001년의 20%에서 지난해 30%로 증가했다. 대단한 증가폭이다. 입양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입양아의 정체성과 장래를 감안할 때 떳떳하게 사실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볼 수 있다.입양이 일반화한 서구사회에서는 공개입양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개입양 가정이 계속 늘어나 가정해체의 희생자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사회의 성숙도를 표징하는 한 요소인 공개입양은 공공기관의 사후관리와 지원을 용이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비밀입양이든 공개입양이든 입양 자체에 대한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노력이 부진한 것은 문제다. 대표적인 것이 혈통주의와 가부장제의 수호 장치인 호주제 폐지인데, 지난해 국회 상정도 하지 못한 채 표류 상태다. 호주제 폐지와 이를 통한 새로운 가족개념의 정립은 편견과 부정적 시각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입양은 또 하나의 출산'이라는 인식에서 입양가정에 유·무급 휴가를 주는 외국처럼 권장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정기간 위탁양육을 하는 수양부모 제도의 법제화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최근 입양에 대한 인식 개선과 국내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의 날' 제정 캠페인을 벌였다. 사실, 공개입양은 늘었지만 전체 입양사례 중 절반 이상은 아직도 해외입양이며 국내입양은 41%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특히 장애인 복지와 사회안전망이 미흡해 장애아 입양은 좀체 늘지 않고 있다. 일부 지자체가 시범사업 차원에서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국가와 사회 전반의 적극적 노력과 동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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