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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탄핵 사과 어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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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탄핵 사과 어쩌나… "

입력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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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한나라당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당의 공식입장은 "헌재결정에 대한 겸허한 수용"에서 한치도 나가지 않고 있다. 다만 헌재가 소수의견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얘기에 "그래선 안된다"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12일 주요당직자회의서 "헌재는 판단이유를 공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의무도 가진다"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말고 모든 의견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정작 고민의 핵심은 사과다. 대척점에 선 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원희룡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다. 원 의원은 "기각되면 국민을 향해 백배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못이긴 척 사과하거나 절반의 승리 운운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사과는 무슨 사과"라며 "헌법 절차에 대해 사과 운운하는 것은 정신머리 없는 소리"라고 비난한다.

탄핵 역풍에 놀랐던 상당수 의원들은 이번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대충 중간지점에 있다. 이재오 의원은 "승복한다는 의사와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수준의 유감표명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도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할지를 놓고 고심중이다. 일단 결정이 발표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뭔가' 의견을 밝히기로 결정 했다고 한다. 문제는 그 '뭔가'의 수위다. 한 측근은 "국민에 대해 걱정 끼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는 수준이 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강경파와 소장파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 자세다.

탄핵 뒷처리는 한나라당이 향후 대여투쟁 방향을 어떻게 잡아갈지를 가늠해볼 잣대이기도 하다. 11일 저녁 3선의원들과 박 대표간 만찬회동에서도 상생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경재 의원은 "김혁규를 총리로 내놓은 것은 계속 한나라당의 약을 올려서 충돌을 유발시키려는 것"이라며 박 대표의 '상생의 정치'무용론을 폈다. 이에 박대표는 "한나라당의 싸움은 거대야당의 횡포라는 말만 들었을뿐 이기고도 졌다"며 "치열하게 논리적으로 무장해서 논쟁을 벌이고 그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지고도 이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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