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초 칙필A채리티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불그스름한 금발머리에 담배를 입에 물고는 손녀뻘 되는 선수들과 경기에 열중하는 골퍼가 있었다. 컷 통과자 90명중 꼴찌를 한 조앤 카너로 1939년 4월4일생이다. 지금은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하지만 잭 니클로스와 비슷한 시기에 세계 여자골프계를 주무르던 인물로 니클로스보다 한 살이 많다. 박세리가 미켈롭울트라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지만 카너는 22년 전인 82년에 회원이 됐다.카너는 아마추어시절에도 프로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한 적이 있고 70년에 프로에 데뷔, 공식대회만 44차례, 비공식대회에서 5차례 우승한 전설적인 골퍼다. 그는 박지은이 올해 4월 우승한 메이저대회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도 컷을 통과했다.
이 대회에서 2002년 자신이 세웠던 최고령 컷 통과기록을 경신, 노익장을 과시하며 4라운드 합계 303타(71-80-76-76)로 77명중 70위에 올랐다. 칙필A에서는 300타(72-75-76-77)로 컷 통과자 중 꼴찌였다. 올해 출전한 2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다. 칙필A에서 1, 2라운드를 함께 한 베키 모건(29)은 "그가 65세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칙필A 우승자인 필리핀 출신 제니퍼 로잘레스가 태어난 78년에 그는 39세였고 22, 23번째 우승컵을 가져갔다.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 82년에는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했고 86년에는 200만 달러를 넘겼다. 그는 마지막이 된 44번째 우승컵을 46세 때인 85년에 받았다. 당시 최고령 우승기록이었다(이 기록은 2003년 베스 대니얼이 경신했다. 잭 니클로스는 86년 46세로 최고령 마스터스대회 우승자가 됐다). 카너는 아마추어시절 US여자아마추어챔피언십을 5차례 우승했고 LPGA '올해의 선수상'만도 3차례 수상했다.
그는 USGA여자주니어, US여자아마추어, US여자오픈 우승컵을 모두 차지한 유일한 인물이다.
하지만 카너는 아직도 LPGA를 떠나지 않았고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6월 LPGA챔피언십대회와 자신이 70년대에 두 차례 우승한 바 있는 US여자오픈(7월)에도 참가한다. 그는 시간이 나면 카리브해로 자가용보트를 타고 나가 낚시를 하거나 스노클링을 하면서 심신을 단련한다. 부러운 노년이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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