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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사랑하는 동생아, 네가 너무 대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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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사랑하는 동생아, 네가 너무 대견하구나

입력
2004.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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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생 추자에게5월의 햇살이 눈부시구나. 그 동안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언니도 네 염려 덕분에 잘 있단다. 가정의 달 5월이 오면 기쁜 마음이 드는 한편으로 괜스레 울적해진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우리가 고생하던 어릴 적 시절이 생각나기 때문이지. 넌 이 언니를 엄마처럼 따랐지. 나 역시 네가 어릴 때부터 똑똑하고 야무져서 대견스러웠단다.

네가 성인이 돼서 직장에 다니면서 나에게 선물을 가져오는 것을 보면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단다. 어느덧 네가 예쁜 신부가 되어서 시집 가던 날 언니는 정말 기뻤단다. 넌 결혼하고 나서도 나에게 자주 전화를 했지. 항상 웃는 목소리로 "언니, 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하던 네가 언니는 무척이나 믿음직스러웠다.

너의 남편 이 서방이 하던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네 가족이 고생을 한 적이 있었지. 언니로서 아무런 도움도 못 준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리는구나. 넌 그런 어려운 때에도 나한테 내색을 하지 않았지. 너의 그런 깊은 마음가짐이 나를 감동시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너의 귀여운 두 보물인 경림이와 병준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 밭에서 물을 받고 쑥쑥 자라는 배추가 생각난단다. 경림이는 대학에 들어가서 장학금을 받아온다며? 경림이가 일을 똑부러지게 하는 것을 보면 어쩜 그리 너를 꼭 닮았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추자야, 건강이 최고란다. 발 뒤꿈치가 아프다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밥도 잘 챙겨 먹고 쉴 때는 푹 쉬어야 한다. 저 하늘 나라에 계시는 어머니는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지. 얼굴이 유난히도 하얗고 예쁘던 어머니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에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너도 그렇지? 우린 전화로 어릴 적 이야기를 하다가 울먹이기도 했지.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넌 잘 헤쳐 나가리라 생각한다. 5월의 푸른 하늘처럼 너의 가정에도 항상 좋은 일과 행복이 가득하길 언니는 바란다. 추자야, 조만간 고향에 같이 내려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자꾸나.

/문경자·서울 양천구 신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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