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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은 美쇼크" 금융시장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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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은 美쇼크" 금융시장 강타

입력
200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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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먼데이'였다. 지난 주말의 미국발(發) 조기 금리인상설은 10일 국내 금융시장을 심리적 패닉(공황) 상태로 몰아갔다. 고유가와 저금리시대 마감, 중국의 긴축기조 전환 등 대외경제환경이 급속 악화하는 가운데 금융시장까지 혼돈상황으로 치달음에 따라 경기전망은 더 나빠졌고, 국내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는 한층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저금리시대 끝나나

'블랙 먼데이'의 단초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공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비농업부문에서 당초 예상치(17만명)를 훨씬 뛰어넘는 28만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월가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것이란 인식이 확산됐다.

여러 경기회복 징후에도 불구, FRB가 금리인상을 망설여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고용불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超)고유가 행진은 미국내 물가불안 심리를 크게 자극하고 있어, FRB의 금리인상 여건은 더욱 무르익고 있다. 월가는 '6월 금리인상설'을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약(弱)달러 시대 끝나나

조기금리 인상 확률이 높아지면서 달러화는 강세(엔화 약세) 기조로 급속 전환됐다. 3월말 달러당 103엔까지 떨어졌던 엔·달러환율은 이날 동경시장에서 112엔벽을 가볍게 돌파했다.

물론 '강(强)엔-약달러'의 기조적 변화를 얘기하기엔 좀 이르다. 한국은행 배재수 국제동향팀장은 "쌍둥이적자 문제가 남아 있는 한 달러가 완전 강세로 전환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발성 아닌, 연말까지 2,3차례 '시리즈'로 연결될 경우 적어도 지금보다는 달러가 강세화 할 공산이 높은 상황이다.

높아지는 더블딥 우려

이번 '블랙 먼데이'는 대통령 탄핵사태(3월12일) 직후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블랙 프라이데이'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정치적 돌발상황 아닌, 고유가, 금리인상, 달러의 강세전환, 중국쇼크 등 세계경제질서의 기본흐름이 달라지는 데서 온 충격이기 때문에 경제적 파장은 더 크고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의 침체는 내수기반을 더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미국금리가 오르고 달러강세가 진행된다면 그동안 이머징 마켓에 유입됐던 풍부한 국제유동성이 일부 이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역시 유가폭등과 맞물려 국내 물가를 더욱 불안케하는 요인이다. 외환은행 김두현 딜러는 "달러당 1,180원이 쉽게 깨진 이상 1,200원까지도 별 저항선 없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유가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환율까지 오를 경우, 물가는 이중의 상승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어 구매력 위축에 따른 소비심리 결빙은 한층 심각해질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대응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금리정책은 인플레와 경기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놓여있고, 추경 역시 별 효과는 없어 보인다. 더구나 정부와 여당내에선 궁극적으로 경제를 어떻게 끌고 가야할 지에 대해서도 논란만 무성한 상태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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