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3월부터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이나 통신판매로 물품을 구입할 경우 물품을 확인한 뒤 대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가 대금을 은행 등 공신력 있는 제3자에 보관시켰다가, 배송이 정상적으로 완료되면 판매자 계좌로 입금하는 '결제대금 예치제(에스크로·Escrow)' 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물품을 받지 못했거나 반품할 경우에는 금융기관이 즉시 환불해 주기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사기 피해 등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공정위는 9일 최근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인터넷 휴대폰 사기판매 등 물품을 받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대금을 지급하는 바람에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 에스크로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소비자 보호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 예고했다.
김석호 전자거래보호과장은 "전자상거래 관련 사기피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관련업체가 소비자들이 에스크로를 원할 경우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자원부 등 그동안 에스크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타 부처와의 협의도 마쳤다"며 "7월이나 9월 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에스크로 의무화에 따른 업체 부담을 감안, 관련 업체가 에스크로를 선택한 소비자에 대해 일정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인정키로 했다.
또 통신판매업체 등이 소비자피해보상보험이나 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에스크로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공정위는 또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인터넷 쇼핑몰 이용을 막기 위해 미성년자와 거래할 때에는 부모 등의 동의가 없을 경우에는 법정 대리인이나 미성년자가 사후에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판매업체가 의무적으로 사전 고지토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다만 소비자 부주의로 물건이 크게 훼손됐거나, 복제 가능한 재화의 포장이 훼손한 경우, 개별주문에 의한 생산품 등의 경우에는 철회권을 제한하는 예외규정을 두기로 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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