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대사관의 이전신축부지로 용산미군 기지의 '캠프 코이너'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3만평 가량의 부지를 우리 정부에 비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이전부지였던 덕수궁터 면적의 3배에 해당하는 규모다.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9일 "용산 미대사관 부지 규모에 대해서는 한미간에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 실무자들의 협의과정에서 미국측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대사관 이전부지로 확보하고 있는 덕수궁터는 약 5,000평. 여기에 인근의 대사관 직원 숙소 건립부지까지 합치면 1만평가량 된다. 때문에 덕수궁터의 시세가 용산부지보다 3배정도 비싸면 용산기지의 3만평과 덕수궁터의 이전부지를 맞교환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군기지 철수에 따른 공원화 가능성 때문에 용산의 지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양쪽 지가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도 "미국 정부가 필요한 부지를 현금으로 사서 3만평을 확보한다면 몰라도 1대3의 비율로 부지를 맞교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미래동맹 정책구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김숙 외교부 북미국장은 "미 국무부의 국유재산담당관을 만나 대사관 등의 신축 부지를 캠프 코이너로 옮길 의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측이 요구한 부지규모에 대해서는 "미국측의 숫자는 제시를 받았지만 산정 기준과 수용 여부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고만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